D + 305 | 10.23.2020
돌발진은 영어로 Roseola
1편에이어 돌발진으로 진단받은 이야기.
지난주 목욜일부터 시작된 아들의 열.
목요일 아침 6시, 37.5~6도에서 점점 올라가 38도를 넘기고 38.5,38.7도가 되었다. 오전 9시반 동네 GP를 찾아가 진료받고 아기 목에 염증이 온 감기로 처음 진단을 받았다. 감기란게 바이러스인지 감염인지 원인이 애매한데 일단 목에 염증부터 치료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
처방받은 항생제는 Phenoxymethylpenicillin
일단 집에가서 항생제 한번 먹이고 한숨 재우고 열이 평상시처럼 내려가자 항생제 복용을 중단했는데 여기서 나의 실수는 시작됐다. 남편은 살면서 항생제 한번 안먹고 컸고 나는 출산 후 유선염으로 항생제를 한달간 복용했었는데 그때 따로 항생제의 임의 복용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었다. 항생제라는게 처방받은 복용 기간을 지켜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둘다 몰랐던것이다. 상식 부족인가. 어쨋든 항생제 임의 복용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또한번 가슴이 아팠다.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항생제 임의복용이란?
항생제를 처방기간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병원성 세균을 완전히 죽일 수 없으며, 살아남은 병원성 세균은 항생제 내성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위와 다른 주장의 기사가 있어 이또한 함께 공유한다.
출처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2017/11/22 05
항생제는 내성 위험을 막기 위해 처방받은 약을 모두 다 먹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받고 3일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남은 4일치까지 모두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의학 상식과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이 영국에서 제기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남은 항생제 먹으면 오히려 내성 키워" 주장
처방받은 항생제를 끝까지 다 복용하라고 안내하는 이유는 내성 때문이다. 증상이 낫는 것 같아 복용을 중단하면, 완전히 죽지 않고 남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세포막을 두껍게 하는 등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면서 내성균으로 변한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논문은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영국 브라이튼 석시스 의과대학의 감염전문의 마틴 르웰린 교수는 "처방된 항생제를 완전히 복용하지 않고 중단하면 내성이 커진다는 주장은 증거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내성의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어쨋든 항생제는 처방받은 만큼 끝까지 복용한다는것이 상식이라는데 우리부부는 둘다 상식이 부족했다. 아기를 카우면서 한없이 부족함을 느끼지만 이러면서 배워가야지.
다시 그날 이야기로 ....
의사가 10일동안 먹이라 했지만 열이 내려갔고 아들도 많이 좋아졌겠다 구지 저 여린 몸에 항생제 먹이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그냥 복용을 중단 시켰다. 그리고 금,토,일 조금 많이 칭얼대긴 했었도 보통때처럼 산책도 가고 피크닉도 가고 그렇게 주말을 보냈는데....
월요일 아침, 또 미열 감지
10시 45분 병원 예약해놓고 오전 9시반 Rahym time 갔는데 열때문인지 계속 칭얼댔던 우리 아들. 그리고 병원도착. 역시 의사는 항생제를 왜 계속 안먹였냐고 했다.
괜찮아졌어도 10일동안 먹여야한다 했지 않냐며.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파나돌과 유로펜을 처방 받았다. 두 약을 번갈아가면서 먹이고 그래도 열 안떨어지면 항생제 또 먹이라고 (여기서 나의 또 다른 실수, 항생제 먹이라고 안했음. 난 뭘 들은거니? 잘하는 영어는 아니지만 이정도 못들을 실력까지는 아닌데. 정말 멘탈이 빠져나가 있었나보다. 에휴; )
그날 오후 파나돌 먹고 열이 제법 떨어져서 여느때처럼 6시쯤 잠든 아들.
다음날 아침 (화요일)
하루종일 열이 계속됐다. 오후 4시쯤 퇴근한 신랑과 상의끝에 안되겠다싶어 다시 항생제 먹임. 염증치료가 안됐구나 싶은 생각에. 그리고 아들은 5시 반에 잠들었다.
수요일, 어제 일찍자서 새벽 5시전에 깬 아들. 모유 먹이기전 또 항생제를 먹였다. 이렇게 총 두번 항생제를 또 먹이는 실수를 저질렀다. 30분 후 모유 먹이고 놀다가 다시 잠든 후 8시쯤 깬 아들. 그런데 아들의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겼다.
오이갓! 거기다 또 38도. 열나서 볼까지 빨개진 아들을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이건 또 뭐지. 급히 또 항생제 알러지에 대해 검색해 봤다. 그리고는 안되겠다 싶어 또 병원예약. 다행히 9시반에 바로 예약이 됐다.
의사 소견, 우선 항생제 먹이라고 안했음 ㅠㅠ
내가 미친거지. 그냥 파나돌 유로펜 번갈아 가면서 먹이고 그래도 열 안내림 오라고 한거였다? 항생제 복용법을 미리 알았어야 했다. 아님 먹이기전 제대로 검색 좀 해볼것을. 후회가 막심했다.
항생제의 임의복용은 복용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복용법 제대로 안지키면 효과가 없고 특히 먹다 안먹다 또 먹다 반복하면 되려 내성균을 키우는 꼴이 된다고 한다. 부디 나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분들이 없으시길. 항생제 임의 복용은 안먹느니 못하다는 그짓을 내가 우리 아들에게 했다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찢어졌다. 엄마의 실수로 안먹여도 될 항생제를 2번이나 먹이다니. 의사는 괜찮다고 했지만 내성균 생긴거면 어떡하나, 미안하고 너무 너무 속상했다. 미안해, 엄마가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우리 아기 고생 시켜서. 또 자책을 수천번 수억번 하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이건 항생제 부작용이 아니라 Roseola 돌발진으로 보인다고 결론.
Roseola 돌발진 이란?
고열과 더불어 약간의 호흡기 증세나 위장관 증세가 동반될 수 있고 열이 내린 후 빨간 장밋빛의 반점 또는 반점 구진 형태의 피부발진이 발생하게 된다. 돌발진은 주로 제6형 인헤르페스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사람이 유일한 숙주로, 정상인의 침으로 바이러스가 분비되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발병 전 다른 환자와의 접촉 사실이 없으며 또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다. 제6형 인헤르페스 바이러스는 6~15개월의 어린이가 잘 걸리며, 제7형은 제6형에 비해 조금 더 늦은 나이에 감염된다.
증 상
돌발진은 주로 유아기에 발생하며, 발열과 발진을 특징으로 한다. 3세 미만에 발생하는 경우가 95% 이상이며, 특히 6~15개월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어머니로부터 전해 받은 항체에 의해 6개월까지는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발진을 기준으로 두 시기로 나누게 되는데, 발진 전에는 각종 열성 질환과 감별해야 하고 발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발진을 동반하는 많은 감염성 질환과의 감별하기 위해 전혈 검사 등을 시행한다. 열성 경련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뇌염이나 뇌 수막염 등과의 감별을 위해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감별해야 하는 주요한 질환은 홍역, 풍진, 성홍열 등이며 항생제 등의 치료를 한 경우 약에 의한 발진과도 감별해야 한다.
치료
돌발진의 치료는 증상에 따른 대증 요법 외는 특별한 것이 없다. 발진이 발생하기 전인 발열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하며 관찰해도 되지만, 열성 경련의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해열제를 투여한다.
경과/합병증
돌발진은 급작스럽게 체온이 섭씨 37.9~40도까지 올라가지만 심한 발열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상태로, 고열이 3~5일간 지속되다가 열이 갑자기 내리면서 12~24시간 내에 빨간 장미빛의 발진이 발생하여 수 시간 내지 수 일 지속된다. 대부분의 경우 예후가 매우 좋으나 심한 열성 경련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뇌 신경에 손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방법
제6형, 제7형 인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출처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질환상식]
감기증상과 너무나 비슷한 돌 전후 아기들이 많이 걸린다는 돌발진이라는 것에 걸렸다는것. 며칠 고열 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면서 2~3일 뒤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서 딱히 치료나 약을 처방받지 않아도 되는 병이라고 했다. 일단 항생제 부작용 아니라 다행이였지만 엄마는 여전히 미안함에 맘 아프고 아무튼 Roseola 이 병은 흔한 병이라고 하니 물론 흔해도 내 아이만큼은 피해갔음 하는 마음이지만. 며칠 지나면 두드러기가 괜찮아진다고 나를 안심 시켜주신 의사쌤.
이리하여 아들은 고열 증상은 감기가 아닌 돌발진으로 결론. 신랑도 그나마 큰 병 아니라 다행이라 했지만 나는 여전히 죄책감이 많이 남았다.
이제 우리 아들 다 나았다 생각했는데 그런데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 아침에 눈 뜬 아들은 두드러기는 여전했지만 열은 전혀 없어 천만다행 하고 있는데 어라, 아기 목 뒤에 뭔가 작은 물혹같은게 몇개 만져졌다. 원래 양쪽 귀 뒤 목이랑 연결된 부분에 하나씩 있긴 했는데 오늘은 몇개씩 크게 만져지는게 아닌가? 또 당장 병원 예약. 이번에 다른 병원으로 예약했다. 오후 2시 15분으로 예약하고 집에서 6분거리인 Queens Park medical center에 갔다. 2시 15분 예약 이였는데 정말 딱 한 시간 기다렸다. 원래 다녔던 Cannington family doctor는 보통 10~20분 내외로 기다리는데 여긴 정말 많이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낮잠 못잔 아들은 피곤해 죽겠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울었는데 가뜩이나 리모델링 공사로 좁아터진 병원에 기다림에 지친 환자들 속에서 얼마나 눈치가 보이던지. 보통은 마냥 친절하고 오지랍 넓은 호주인들이지만 병원 만큼은 좀 얘기가 다른게 아프니까 특히 여기는 기다리는게 장난 아니라 다들 짜증들이 머리 끝까지 쌓인 표정인데 이런 상황 알리없는 아들은 소리 빽빽 지르고 금방 진료 볼 줄 알고 유모차 없이 안고 간 나는 1시간을 9.2킬로 똥똥이를 안고 매고 난리 브루스였다.
긴 기다림 끝에 중국계이신듯한 동양닥터를 만났다. 진료끝에 똑같은 소견 Roseola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편도선염으로 진단했다. 인테넷 검색으로 나도 이미 예상했던 편도선염. 진료하는 동안에도 아들은 엄청나게 울었다. 그렇게 힘들게 진료를 마치고 진료비를 내는데 $65이다. 원래 다니는 두 곳 병원은 $21 인데 여긴 왜 이렇게 비싼거지. 다시 이 병원은 안올것 같다.
에휴;
어쨋든 긴 고생끝에 집으로 돌아온 나와 아들. 오늘 저녁은 신랑이 아들을 씻기고 저녁 먹이고 나는 다시 직업인 뷰티션으로 돌아가 저녁 내내 일을 했다. 나의 하루가 아니 내 일주일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외국살면서 좋을땐 더 없이 좋지만 이렇게 아플땐 특히 아기가 아픈건 처음 이였는데 한국이 많이 그리웠다.
금요일,오늘
우리아들 오늘은 손과 팔쪽에 약간 두드러기가 보이는것 말고는 얼굴, 몸 모두 다시 우유 빛깔 아기로 돌아왔다. 내사랑 💕
아기가 아픈건 정말 끔찍한 일이란걸 절실히 느낀 일주일 이다. 정말 세상 모든 작은 생명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라면서 긴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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